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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주룸 Erzurum - 바르토 Varto
에스빠냐
2008/08/29
2,143

에르주름 Erzurum.. 해발 1900 미터..
로마인의 땅이라는 의미와는 상관없이 로마시대 이후 가장 격변이 심했던 곳..
동로마, 아르메니아, 페르시아, 러시아 셀축, 몽골 다시 러시아..등등
이 지방의 주역이 빈번하게 바뀐 곳.. 흑해로 빠지는 대표적인 실크로드 도시..
시 전체가 산으로 둘려싸여 있고 스키 시즌에는 터키쉬 스키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
엊저녁 도착하자마자 쏟아지는 우박.. 저녁이래야 오후 5시..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양철 북 같다..
5년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도시의 발전 모습에 우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옛날 호텔도 찾지 못하겠어..
중심가에 호텔을 잡고, 와이프에 이끌려 내 티셔츠 3개 쇼핑..
서울의 1/3 값이라는 와이프의 설명..
피데 Pide 를 먹고싶지만 술을 안팔아 결국 술을 파는 레스토랑을 물어보니
옷 팔던 청년 종업원이 데려다 주겠다면서 나선다.
얼른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와이프.. 일반식당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의 궂은 날씨는 사라지고 청명한 하늘..




호텔 옆에 빨래방이 있어 밀린 빨래 하는 둬시간 동안 중심가의 모스크 구경하고
5년전에 대충 봤으니 그냥 떠난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여행 분위기 북돋아주는 눈 덮힌 산..
기분좋은 눈부심.. 호수와의 앙상블..


간이 휴게소..
할 일 없는 동네 청년들 모여서 우리가 다가가니 그렇게 반가워 한다.
‘여기 차이 두잔!!’
일하는 두 소녀가 너무 이쁘다.. 착실해 보이기도 하고..
생김을 보면 쿠르드가 아닐까..
여기서부터 동쪽은 쿠르드 밀집지역..






와이프는 기어이 나투랄 natural 이라고 하는 꿀 1킬로 산다..
1킬로에 16,000원 정도니까 1/3 정도로 싸기도 하지만 요즘 한국에는 진짜 꿀이 없다면서.. ㅎㅎ
근데 어제 산 organic 과 natural의 차이는 뭐지?
와이프 말에 의하면 어제 산 꿀에서는 밀랍 냄새가 난다고..

드디어 운명의 차트 Cat.. 지나면서 와이프한테 ‘여기 우리 자동차 수리한 데야..’
5년전 유수펠리 사고 전날, 타이어 펑크 나서 고친 곳…지금은 그 역순으로 여행하고 있고..

<2002년 여행기 - 타이어 펑크난 날>

갑자기 자동차 밑에서 뭔가 크게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차가 밀려나가 노견에 서고 말았다. 석양을 마주보고 운전하다가 돌이 있는 걸 보지 못했나 보다. 제길, 여기 태양은 빛이 너무 강렬해.. 시동을 걸어보니 유연하게 걸린다. 휴, 다행이다.. 점검도 할 겸 차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오른 쪽 앞 바퀴가 flat tire 이다. 또 wheel cap 이 빠져나가고 없다. 기어이 일을 저질렀군.. 그렇게 렌터카 여행을 해봤어도 조그만 사고라도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해가 뉘엇 뉘엇 떨어져 가는 시간.. 와이프가 비명을 지른다.. 뒤 트렁크 문을 열어봐도 spare tire 가 없다. 히야, 이럴 수가.. 꼼짝없이 고생해야겠군.. 순간 당황함보다는 포기로 인한 안락함이 찾아든다.. 그래 여행하면서 이정도 트러블쯤 어떻게 해결 되겠지, 하하… 순간 와이프가 얼른 건너편으로 건너 가더니 지나가는 트럭을 손을 흔들어 세운다. 순간 웃음이 나며 ‘히야 우리 와이프 어디가서 굶어 죽지는 않겠다’.. 하긴 우리 와이프 내 mechanical 솜씨를 익히 아니까..

서로 말할 필요도 없이, 노인인 트럭 운전수가 뒤 트렁크를 뒤진다. 나 혼자 속으로 중얼거리길.. 없어, spare tire 가… 가는 길에 수리소에 연락이라도 해준다면 좋겠다... 그러나 그는 여기 저기 살펴보더니 spare tire 를 찾아낸다. 우리의 현대차와 위치가 달랐다. 트렁크 내부는 민자였지만 저 밑에 해먹 같은 부분이 있어 거기에 담고 있었다. tire를 꺼내기 위한 screw 도구 찾는데 5분, 그거 작동하는데 10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뭔가가 안 맞아서 자꾸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이 양반 갈길 바쁠텐데 미안하기 그지없다. 다시 tire 넣는데 joint 가 잘 안 맞아 자꾸만 헛돈다. 다 마치는 데까지 거의 한시간 가까히 걸렸나보다. 나는 그 동안 wheel cap 을 찾으러 다녔는데 파편이 떨어져 나간 채로 도로 반대편 쪽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돌이 충돌한 자리에는 도로가 깊게 패여 있었다. 끔찍해..

1000만 리라, 8,000원을 주니까 도저히 받으려고 하지를 않는다. 돈을 집어 던지기 까지 한다. 꼬맹이 갖다 주라는 의미로 Be the Reds 티셔츠를 주니까 작업하느라 더러워진 손으로 덥썩 잡으려 한다. 동작 빠른 우리 와이프 때 타지 않게 그 양반 손목에 걸어준다.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노인에게 우리는 기어이 1,000만 리라를 안겨준다. 난감해 하는 표정.. 서로 고개를 숙여가며 인사를 했다.

가까운 수리센터에서 우선 spare tire 수리, 다른 안전점검 등 사고 뒷마무리를 하는 게 급선무였다. 지도를 보니까 차트 Cat가 가장 가깝다. 일단 그곳에서 오늘 저녁은 자는 게 좋을 것 같다. 엉금엉금 기어 차트 Cat 에 도착하니 시내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리소가 있었지만 사람이 없었다. 어두운 저녁인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다행히 영어가 완벽하게 통하는 친구가 있어서 무조건 맘이 놓였다. 더구나 수리공이 자기의 친한 친구인데 곧 올 거라고 걱정 말라고 하면서 유유자적이다. 잘 곳을 물어보니 불행히도 그 동네에 잘 데가 없어서 에르주룸 Erzurum까지는 가야 한단다. 동네 사람들이 차와 나를 번갈아 보며 한마디씩 해대는데 영락없이 동물원 원숭이 꼴이다. 통역해 달랬더니 웃으면서 그럴 필요 없다는 말이 그냥 나서기 좋아하는 씰~데 없는 소리라는 걸 알겠다.

자동차 수리공은 묵묵히 일만 하는데 그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펑크난 tire 수리, 다른 tire의 공기압, 뒤틀린 tire 축 고정, 엔진 점검, 휠캡 고정등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한마디 말도 없이 시원스럽게 처리해준다. 대부분의 터키인들이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느릿느릿 일하는데 이 친구만큼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국에 일자리만 있다면 소개해 주고 싶다는 와이프와 나의 공통된 의견. 다 수리하고 나니까 이제 민감한 부분. 수리비는 얼마나 되고 렌터카 회사에 보험청구용으로 영수증을 부탁했더니, 통역하는 친구가 수리공한테 묻지도 한고 돈은 무슨 돈이냐고 그냥 가라고 한다. 나의 강한 주장에 밀려 통역을 하니까 수리공은 손을 내저으며 도망가다시피 한다. 옆의 구경꾼들도 돈을 쥔 내 손을 붙들어가며 막는다. 이럴 수가 있나? 싸우다 싸우다 정 그렇다면 하면서 내 손에 들려있는 100만 리라 두장을 를 빼든다. 1500원 가량. 이들을 60년대쯤 우리의 순박함으로 이해 하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싶다. 통역하는 친구는 Ankara 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Erzurum 에서 computer 상에 취직해서 오늘 주말이라 집에 들르러 왔댄다. Email 주소를 교환하고, 수염 꺼끌꺼끌한 얼굴 양쪽으로 두번 내 얼굴 비비고 손을 흔들며 Erzurum 으로 향했다. 비록 여행자에게는 불편한 밤 늦은 시간이지만 모든 걸 완벽하게 끝내고 나니까 마음이 날아갈 듯하다.

카를르오바 KarlIova 에서 점심을 먹는다. 양갈비찜, 가지밥 등등..
손으로 먹는 모습이 점점 터키사람 되가는 우리..



하도 맛있어 이것 저것 시키다보면 대여섯가지가 넘는다..
하긴 우린 빵은 별로 안먹으니까..
터키쉬들은 메인 하나 시켜서 빵과 같이 먹는데..
와이프는 3킬로가 늘어왔다는 후문..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차이를 마시는데 옥수수 파는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옥수수 두개를 막무가내로 안긴다.
사실 나는 맛 없는데..
주위 사람들도 가져가라고 거든다..
사진은 찍어줘야지.. 사진 찍는다고 몰려드는 사람들..

양배추가 너무 커서 와이프가 들기 버거울 정도..



저 힘으로 어떻게 살림했을까?
살구, 호도, 건포도 등등 별의 별 견과류 적당히 사들고 출발..

반 호수 Van Golu의 서쪽 도시 타트반 Tatvan 가는 길..
이제부터는 지난번 여행 여정과 완전한 결별..
카를르오바에서 오던 길 1킬로 정도 되돌아가 우회전해서 전원지방을 지난다.
소도시 바르토 Varto..
가는 곳마다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양떼들..



따듯한 날씨 속에 자는 놈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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